W. D

인류의 서: 쿠스토스 호미눔Custos Hominum
2부: 녹의 요람, THE CRADLE GREEN

2054년의 지구. 알 수 없는 이유로 몇 년 전 광합성과 동시에 성장을 멈춘 지구상의 모든 식물이 다시 생기를 되찾는 일에는 다행히도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며, 이 재앙을 타파하기 위해 임시로 설립되었던 세계정부는 세계정부의 수장과 함께 목표를 잃은 채 와해되었습니다.

우울한 잿빛이었던 도시는 한 천재 과학자와 그의 정체를 알 수 없는 파트너의 활약으로 모두가 까먹은 지 오래이며, 출산률 통제와 동물종의 인공 멸종 등의 정책들을 발표하던 세계정부가 사라진 이후 도시는 분명, 조금 나른해졌습니다. 식물종들의 기적적인 부활로 느릿하게나마 농업이 부활한 이후, 심각했던 식량난도 점차 완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.

[더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27일 올해 들어 전 도시의 모든 지역에 폭우주의보가 발령되었습니다. 오늘의 날짜는 10년 전 천문학의 역사상 기록적인 조화파수렴이 관측된 지 정확히 2일 전의 날짜로—...]

켜져 있는 텔레비전에서 나온 뉴스 앵커의 목소리에 잠에서 깹니다. 녹빛이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초여름은 게으른 척을 하며 금세 다가왔습니다. 후덥지근한 날씨가 아침에 일어나는 일을 힘들게 하네요. 열려 있는 창문 너머로 매미 소리와 데워진 풀내음이 싱그럽게 풍깁니다.

이토록 평화로움에 불구하고 왜인지 머리는 깨질 것 같습니다. 최근 들어서는 계속 비슷한 꿈을 꾸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것 같지만, 깨어나면 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. 꿈에서 깰 때마다 간신히 기억나는 유일한 것은... 어둠 속에서도 영묘하게 빛을 내는 두 눈동자.

GM
라기
PC
백 영, 단주령
2021-01-28 ~ 2021-01-29